나는 한국원자력연구원 인공지능응용전략실에서 체험형 인턴연구원으로 11개월(2021.9.1~2022.7.31)동안 일을 했다. 오늘은 인턴을 마무리하면서 내가 11개월동안 얻은 것들에 대하여 적어보고자 한다.
인턴 면접을 준비하면서 1기 인턴님의 인턴 후기를 블로그에서 본 적이 있었는데, 그 블로그 글을 보면서 너무너무 합격하고 싶었다. 나도 합격해서 이분처럼 많이 배우고 싶다란 생각을 했었는데 이렇게 11개월이 지나서 인턴 후기를 작성하고 있다.. 시간이 정말 빠르게 지나갔다. 그럼 시작해보겠다!
1️⃣ 사람
나는 예전부터 인복이 많다는 생각을 해왔었는데, 이번 11개월동안에도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서 나는 인복이 많다는 것이 검증(?)되었고 앞으로도 난 인복이 많은 사람이라고 믿고 살거다ㅎㅎ
먼저 실장님. 친구들한테 "실장님이 ~~ 이런거 챙겨주셨어~~" 라고 하면, 무슨 실장님이 인턴한테 그렇게까지 챙겨줄 수 있냐구 엄청 좋으시다고 항상 그랬었다. 정말 사소한 연구원 생활적인 부분부터 교육, 커리어적인 면까지 정말 잘 챙겨주셨다. 이런 상사분은 어디서도 못 만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부서도 책임지고 계시고 국내 최대 인공지능 커뮤니티 및 학회(AiFrienz)도 운영하시느라 바쁘실텐데, 인턴들한테도 신경을 되게 많이 써주셨었다. 나도 열심히 공부하고 성장해서 그런 영향력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고 또한 그것을 나눌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실장님 덕분에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실원분들. 모두 너무 잘해주시고 잘하고 있다고 응원해주셔서 감사했다. 일하시는 모습들을 보면서도 배운 점이 많고, 같이 연구를 진행하면서도 배운 점이 많다. 같이 일하면서 느낀 것은 다들 새로운 연구 주제를 떠올리시거나 연구에 대해 이야기 하실 때 눈이 반짝반짝 거리신다는 것이다. 항상 배우려고 하고 즐기시는 모습을 보면서 아.. 저런분들이 연구를 하는구나 싶었다.ㅋㅋ 나도 과연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이 분야에 발을 담군 순간, 끊임없이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하긴 했었는데, 현업에 계신분들을 실제로 지켜보면서 더욱더 몸소 느낄 수 있었다. 어쨌든, 너무도 친절하신 능력자 분들과 함께 일하면서 많이 배웠고 이는 나에게 큰 기회였고 행운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또 개인적으로도 친해졌던 같은 부서, 다른 부서 인턴, 연구생들! 응원해주고 서로 의지할 수 있는 사람들이 옆에 있었어서 연구원 생활이 더 즐거웠다.
2️⃣ 연구실적 및 연구경험
수상 2회
논문 게재 1건
학회 발표 3번
프로그램 등록 2건
(+ SCI 논문 1건, KCI 논문 1건, 프로그램등록 1건도 준비하고 있다.)
11개월동안 다양한 분야를 공부하고 싶었고 최대한 많이 배우고 싶었다. 끝나고 돌아보니 그래도 많은 이것저것 많이 경험해본 것 같아 뿌듯하다. 처음에 실원분들 앞에서 자기소개를 할 때 다음과 같이 목표를 이야기했었다. 그때 세웠던 목표들을 다시보니 어느정도 이 목표들을 지키고자 노력하며 11개월을 보냈단 생각이 든다.
- 다양한 데이터 분석 경험 쌓기
- 두려워하지 않고 뭐든 열심히 해보기!
- 11개월 후에는 지금보다 더 성장해있기
"이거 같이 해볼래요?" 라고 하시면 감사한 마음으로 "네!"라고 했었다. 그래서 다양한 주제의 연구에 참여하여 다양한 딥러닝 기법들을 사용해볼 수 있었다. 자연어처리, 시계열 데이터 분석, 컴퓨터비전, 강화학습, XAI 등등...
일단 여러 경험을 통해 코드를 많이 짜보면서 baseline 코드를 짜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없어졌다. 이전에는 코드가 다 주어져있어도 잘 못따라가는 경우도 있었고, 사소한 오류 때문에 며칠동안 끙끙 앓고 그랬었다. 지금도 물론 에러가 뜨면 왜그런지 몇시간째 구글링하면서 괴로워하지만.. 예전보단 해결하는 속도가 빨라졌다. (구글링 능력이 는건가..) 어떤 task가 주어졌을 때 그에 대한 baseline 코드를 만드는 것은 이제 전보다 쉬워졌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적어도 새롭게 뭔갈 시작하는 것이 두렵진 않으니까!
그리고 박사님들과 연구를 같이 진행하면서 기록과 pipeline을 잘 만들어놓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다. 연구를 하면서 정말 어려웠던 것은 될 것 같은데 성능이 안 오르는 것이었다. 이는 결국 여러 실험을 많이 해보는 것이 해결책이었다. 그래서 요즘 MLOps가 주목을 많이 받고 있지만.. 효율적인 실험을 하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pipeline을 잘 짜놓고 기록을 잘 해두는 것이 필수적이었다. 그렇게 하면서 어떤 파라미터나 어떤 처리가 결과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이를 잘하기 위해서 계속 노력하는 중이긴 하지만.. 효율적으로 정리하고 예쁘게 pipeline 코드를 짜는 것이 쉽지는 않다. 계속해서 나만의 방법을 찾아 나가야지..
다음은 내가 진행했던 연구들을 짧게나마 정리보았다.
한국어로된 서술형 수학문제에 대한 풀이와 답을 제시하는 대회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주최하는 대회였으며, 3위까지 연구비가 무려 4억 7천500만원이 지원되는 경진대회였다. 우리 팀은 이 대회에서 1등을 차지하였다. 이번 년도에도 3단계 대회가 열리는데, 인턴 기간이 끝난 후에도 참여하기로 하였다. 1년 전보다는 더 발전한 모습으로 팀에 기여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 장관상
- 산업정보학회 포스터 발표
- 프로그램 등록
2. 다채널 음향방출 신호에 대한 딥러닝을 통한 3차원 위치 표정
다채널 음향방출(Acoustic Emission, AE) 신호로부터 발진 위치 좌표를 예측하는 딥러닝 모델을 제안하였고, 손실함수 및 시계열 데이터 전처리 조건에 따른 성능을 비교하였다. 이를 위해, 직육면체 화강암을 대상으로 탄성파를 생성하여 7개의 위치에서 AE 신호를 수집하였고, 9개의 지점에 서 50회씩 초음파를 발진시켜 총 450개의 데이터를 얻었다. 7 채널의 음향방출 신호를 이미지 형태를 입력으로 사용하였고 모델은 EfficientNet B3을 축소하여 만들었다.
또한 같은 주제로 강화학습을 이용하여 문제를 푸는 것에 대해서도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 비파괴검사학회(KSNT) 논문 게재
- 프로그램 등록
3. 합성곱 신경망 기반 회귀 문제에 대한 클래스 활성화 맵 활용에 관한 연구
회귀문제에 대하여 CNN 모델을 사용할 때, GradCAM 기법을 사용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실험을 하였다. 보통 GradCAM은 분류 문제에 대한 CNN에 대하여 많이 사용하였기 때문에 이를 회귀 문제에 사용하여도 문제가 없을지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였다.
- 한국통신학회 구두 발표
4. 딥러닝을 활용한 교육용 포디블록 교구의 쌓기구조 패턴 추출
포디랜드분들과 함께 진행한 연구였는데, 4D 블록이 쌓여있는 구조의 패턴을 찾아내는 딥러닝 모델을 만들었다. 정해진 패턴이 여러 조합으로 쌓여있는 블록 구조 이미지를 보고 그 블록 구조 안에 어떤 패턴이 포함되어있는지 맞추는 multi-label classification 문제를 다뤘다. 추가로 모델이 어떤 부분을 보고 패턴을 분류하였는지를 확인하기 위하여 GradCAM 기법을 사용하였으며, GradCAM 결과가 개별 블록 패턴 모양과 일치한다는 사실도 확인하였다. 즉, 모델이 다중 조합된 블록 구조의 패턴을 분류할 때 각 단일 구조의 특징을 파악하고 분류한다고 볼 수 있다.
- 2022 실용인공지능학회 구두발표
- 우수논문상
3️⃣ 좋은 환경
얻은 것이라고 하기보단 11개월동안 누린 것이라고 보는게 맞다. 정말 언제 이런 환경에서 근무해볼까 싶을 정도로 꿈의 근무환경이었다. 잠시나마 이런 환경을 누릴 수 있었어서 행복했고 또 눈이 높아져서 큰일이다.
- 고성능 GPU (a100이 8개.. v100도 여러개) 자원 걱정은 하나도 안하고 맘껏 실험을 돌려놓을 수 있었다.
- 듀얼모니터, 맥북, 아이패드, 키보드 등 장비 지원도 아낌없이 해주셨다.
- 선택적 근무시간, 재택근무 (코어타임 10-3시만 지키면 나머지는 하루 8시간씩 계산해서 월별로 채우면 되는 유연근무시스템이었다. 일찍 출근하고 일찍 퇴근하는 부지런한 삶을 꿈꿨지만 잘 안됐다..ㅎㅎ자주 본가로 올라가는 나에겐 너무나 좋았던 시스템이었다. 월-목 빡시게 일하고 금요일에 일찍 퇴근하기!)
- 교육 들을 기회가 굉장히 많았다. 원내 인공지능 교육 조교로도 참여할 기회를 주셔서 조교하면서 같이 수업들으며 공부를 했었고, ETRI에서 열리는 AI 교육도 참여할 수 있어서 평소 관심있었던 GAN이나 음성인식 수업을 들으러 갔었다. 또 패스트캠퍼스 강의도 끊어주셔서 새로운 분야 시작할 때 먼저 강의로 듣고 시작하기도 했다.
- 엄청 큰 연구원 (가끔 점심먹고 산책하기 너무 좋았고 벚꽃길도 엄청 예쁜 동산(?)이 있어서 벚꽃 시즌 땐 매일 점심 때마다 산책을 갔었다. 또 도서관도 자주 가던 곳 중 하나였는데, 누워있을 수 있는 공간이 있어서 점심시간 때 가끔 가서 누워있다오기도 했다ㅎㅎ또 산으로 둘러쌓여있어서 고라니도 자주 봤다. 특히 애기 고라니ㅎㅎ 너무 귀여웠다.)
아, 근데 연구원이 외진 곳에 있어서..(주변에 아무것도 없어서..) 차 없이 기숙사 생활을 했던 나에겐 좀 아쉬웠다. 퇴근하고 나갔다 올일이 있을때 나가기 전부터 다시 그 길을 되돌아올 생각을 하면 나가기 싫어진달까..ㅎㅎ 차만 있어도 생활하기 좋았을 것 같다.
이상으로 KAERI에서의 인턴 생활을 마친다.
사실 아직 논문 쓰고 있는 것도 남아있고 1기 인턴이었던 언니랑 함께 참여한 대회 발표도 다음주에 있고, 인공지능 그랜드 챌린지 대회도 같이 참여하기로 해서 완전히 끝난 것 같진 않지만 그래도 이제 인턴연구원이라고 소개할 순 없으니..ㅠㅠ 아쉽다.. 너무 좋은 곳에서 좋은 사람들과 함께 일을 할 수 있어서 좋았고 배우는 것도 많았던 11개월이었다. 이를 발판 삼아 더 성장하고 발전하는 사람이 되어 멋진 사람이 되어야지!
그리고 이제 다시 열심히 취준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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